중국어를 처음 배우는 사람이라면, 여느 회화에서와 마찬가지로 thanks, I am sorry에 해당하는 말을 배울 때 쯤이면, 의례히 对不起 라고 배운다.
틀린 말은 아니겠으나 뉘앙스 면에서는 크게 차이가 난다. 허나 중국어 열풍이 분 지 꽤 지나는 요즘에도 이 표현이 전혀 바뀌지 않는 것이 의아하다.
뉘앙스에서 어떤 차이인가 하냐면 한마디로, '미안해'와 '내가 잘못했다'라고 생각하면 된다.한국어 사용자들끼리 얘기할 때, 늦어서 미안해 라고 하지 않고 늦어서 잘못했어 라는 표현을 그대로 쓴다면 상당히 이상하지 않을까?
언어 자체로는 그렇게 구분이 되는 것은 아니나 문화혁명 시기에 인민 재판을 받는 사람들이 자기 잘못을 모두 인정한다..라는 뜻으로 사용되어서, 중국인들에게는 자기 잘못을 시인하거나 하는 상황이 아니면 특별히 사용하지 않는 단어로 인식이 된다.
어학연수 시절 중국 친구 일 보는데 같이 따라갔다가 3시간 가량 걸린 적이 있는데 연신 不好意思를 말해서 처음엔 이게 고의가 아니다..혹은 내가 의도한건 아니야 이정도인줄 알고 그럴 때 사용한 적이 있었다.
하여, 미안하다 에 해당하는 말을 쓸 때에는 不好意思라고 한다. 중국 영화 중에서 북경어 버전에서는 지하철에서 어깨가 부딪히거나, 가벼운 실수, 아 미안해 라고 말할 상황에서는 의례히 不好意思~라고 말을한다. 우리의 미안(일본어에서는 고멘나사이가 아니라 스미마셍 정도?)해는 不好意思로 보는 것이 오히려 정확하다 하겠다.
헌데 막상 정말로 자기가 잘못해서 미안하다는 말을 할 때에는 오히려 真抱歉,道歉 등을 쓴다. 여전히 对不起 라는 표현은 안 쓴다.그걸 보면 문화혁명이 대단하긴 대단해나보다 라는 생각도 들거니와, 은연중에 자기 잘못은 절대 인정 안하는 중국인의 기질이 보이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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